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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가을까지 "배는 못 먹는다"…시중 물량 동났다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지금 가격이 한껏 비싸져 있는 과일이 사과와 배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 배를 이번 여름이 지날 때까지는 이제 아예 구하기가 어려워진다고요.

<기자>

농촌경제연구원이 5월 관측을 내놨는데요.

지난해 수확기 이후 지금까지는 배 공급량이 1년 전보다 18% 좀 넘게 줄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수확기까지는 무려 84.3%나 감소할 걸로 예측했습니다.

지난가을 수확기 이후 16만 1천 톤 넘는 배가 시장에 나왔는데, 앞으로 석 달 동안은 다 합쳐야 4천 톤가량 간신히 공급될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가격을 따지기 전에 햇배가 출하되는 8월 전까지 사실상 배는 못 구한다고 보시는 게 맞을 수준입니다.

그래도 가격 예측 역시 한 번 보자면 신고배 상품의 이달 도매가는 지금까지 15킬로그램당 11만 1천 원이 넘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3만 9천 원 수준이었던 데서 3배 가까이 더 줘야 한다는 겁니다.

배는 어쩌면 사과보다도 한식 요리에 두루 쓰임새가 많은 재료라서 1년 12달 수요가 있죠.

여름 대표 별미인 냉면에 올라가는 채 썬 배뿐만 아니라 육회, 갈비찜 이런데도 들어가고요.

한여름에도 감기가 걸리면 배숙 찾는 분들 많은데요.

올 초가을 수확기까지는 아무래도 대체재를 찾아내야 할 상황입니다.

배 역시 사과와 마찬가지로 수입 금지 품목입니다.

사과는 이달부터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29.1% 줄어들 걸로 예측됐습니다.

역시 부족하지만 배보다는 물량이 달리는 정도가 덜한 편입니다.

이달 가격은 도매가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71%가량 더 비싼 정도가 될 걸로 전망됐습니다.

<앵커>

사과 찾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사과보다도 배가 이렇게 더 귀해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난해 사과의 생산량은 2022년보다 30% 좀 넘게, 배는 26.8% 급감했습니다.

생산량이 줄어든 정도는 사실 비슷합니다. 오히려 사과가 좀 더 많이 줄었죠.

사과와 배는 대표적인 저장과일입니다.

가을에 수확해서 저장해 두고 1년 내내 계획을 세워서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이후로 대표 과일 사과만큼은 아니었지만 배 가격도 폭등하면서 과수 농가들이 올봄과 여름을 위해서 저장해 두는 물량 없이 있는 배를 몽땅 다 출하한 경우가 많다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얘기입니다.

말 그대로 그나마 생산된 배는 거의 다 이미 먹었다는 거죠.

반면에 워낙 관심을 받고 있는 사과의 경우에는 조금 관리가 있기도 했고요.

지금 이른바 보조개 사과, 전 같으면 상품화되기 어려웠을 울퉁불퉁한 모양의 사과들도 시중에 꽤 나오면서 공급물량을 어떻게든 늘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모양만 그런 게 아니라 맛도 맛이 나쁘다기보다는 그냥 맛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구나, 이런 느낌의 사과 최근에 사서 드셔보신 분 저만 있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앵커>

과일 좋아하는 분들은 그래서 언제면 예전 가격으로 먹을 수 있냐, 이게 궁금하실 것 같아요. 올해 가을까지는 이런 상황이 쭉 이어진다는 거죠?

<기자>

그렇지만 올가을부터는 좀 괜찮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요.

지난해는 봄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화기인 봄이 너무 추웠던 탓에 냉해를 입으면서 사과와 배 흉작 조짐까지 보였는데요.

올해는 지금까지는 주요 과일들이 양호한 상태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설명입니다.

귤과 복숭아, 포도 같은 다른 주요 과일들도 아직까지는 대체로 재배 상황이 양호한 걸로 집계됐습니다.

지금 과일뿐만 아니라 주요 채소들도 비쌉니다.

늦겨울에서 봄에 이르기까지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배추, 당근, 대파, 양배추 같은 엽근 채소나 양념 채소류들이 대체로 지난해보다 크게 비싸져 있습니다.

특히 양배추 가격은 지난해 5월의 두 배 수준입니다.

그나마 마늘은 계속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지난 연휴 사이 내린 비로 일부 재배지에 침수 피해도 있어서 앞으로는 가격이 좀 더 오를 걸로 보입니다.

5월에는 웬만한 채솟값 계속 부담을 각오하셔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사과나 배 같은 1년 농사 과일보다는 채소들의 생장 기간이 짧아서 새 물량이 좀 더 빠르게 나오기도 하고 수입 대체 물량들도 있습니다.

일단 이달에는 채소 계속 비싸다, 다음 달부터는 공급이 대체로 좀 더 원활해질 거라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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