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기상학적으로 보통 30년 평균 온도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후값은 1981년~2010년까지의 30년 평균 기온인 12.5℃를 사용했다. 최근 기상청이 기후값을 다시 발표했는데 기간은 1991년~2020년까지로 작년을 포함한 최신 평균값이다. 새로 발표한 기후값은 12.8℃로 지난번보다 0.3℃ 상승했다. 지역별론 중부 내륙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고,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 없이 사계절 모두 기온이 올랐다. 단기간의 데이터지만 온난화 추세는 여전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곳곳에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이제는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이미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대비 1℃ 이상 급격히 상승해 자연 변동 폭을 넘어섰고, 태풍과 폭우, 폭설과 가뭄 등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상현상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태풍과 폭우로 생긴 피해액만 1조 2천5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사이의 평균 피해액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기온도 짧은 기간 동안 극단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지고 있는데, 올해 1월 서울에선 가장 따뜻했던 날과 추웠던 날의 차이가 무려 30℃를 넘기도 했다.
지구 온도 높아질수록 배고파지나?
온난화가 바로 이 영양 전달 과정에 영향을 주는 건데, 기온이 높아질수록 영양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해외 연구팀이 직접 생물 실험을 통해 전달 효율이 감소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론 외에 직접적인 생물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온난화 조건에서 플랑크톤의 질소 전달 효율(식물 플랑크톤→동물 플랑크톤)을 7년 동안 관찰해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주변에 비해 온도가 4℃ 높아진 연못에서 영양 전달 효율이 최대 56%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똑같은 양을 섭취해도 기존에 비해 에너지를 절반 정도밖에 얻지 못하는 셈이다. 높아진 온도 하에선 식물 플랑크톤과 동물 플랑크톤이 가지는 바이오매스* 자체도 줄었다.
*바이오매스 : 특정 시점에서 생물군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양
최종 소비자인 인류가 가장 큰 타격
인간은 생태 피라미드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앞서 말했듯 영양 전달 효율은 생산자에서 1차 소비자로, 1차 소비자에서 다시 2차 소비자로 단계를 거듭할수록 그 효율이 떨어진다. 이번 연구는 생태 피라미드의 가장 밑 단계인 플랑크톤 사이의 영양 전달 효율이라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 대한 정확한 정량 분석은 힘들겠지만, 적어도 플랑크톤 사이의 전달 효율보다 효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것은 짐작할 수 있다.
*Q10 : 생물학적 과정이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정도를 측정한 것
식량난도 문제
실제로 쌀, 보리, 콩 등을 포함하고 있는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 역시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5년 식량 자급률을 보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은 4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목표인 55.4%에 9.6% 미달된 수준으로 안정적인 식량수급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재배 면적 등이 감소해 농업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품종 개량 등 기술 발전이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생산량을 장담하기 힘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론 해외에서 식량 수입도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기후변화가 지금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2050년대엔 지난 2010년에 비해 여름은 20일 정도 길어지고 겨울은 30일 정도가 줄어든다.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RCP 8.5 시나리오에선 2100년쯤엔 우리나라에 강원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하게 된다.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위해 기후를 쫓아갈 과학기술의 개발과 함께, 기후변화를 늦추려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로 생기는 '악기상'도 경계해야겠지만, 이런 부가적인 영향까지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미래에 받을 영향은 지금껏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클 수 있다.
<참고문헌>
Diego R. Barneche, Chris J. Hulatt, Matteo Dossena, Daniel Padfield, Guy Woodward, Mark Trimmer, Gabriel Yvon-Durocher, "Warming impairs trophic transfer efficiency in a long-term field experiment", nature(2021) 592, 76–79, doi.org/10.1038/s41586-021-033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