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족에게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 때문인데, 참사가 있을 때마다 이런 혐오와 폭력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사고로 12살 터울 막냇동생을 잃은 A 씨.
고향에 계신 노부모에게 차마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슬픔을 참아왔습니다.
유가족을 향한 일부 악성 댓글은 A 씨를 더 아프게 했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자기 가족이라면 그런 댓글을 안 썼겠죠. 자기가 본 게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이낙연 전 총리가 분향소에서 일부 유가족의 항의를 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로, 악성 댓글은 더 늘어났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 양분되는 거죠, 의견들이. 당연히 있을 수 있죠. 근데 중간에 올라오는 댓글들이 '돈 때문에', '얼마나 더 뜯어 먹으려'….]
이번 사고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B 씨도 악성 댓글로 2차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 : (가족이) 울기도 많이 우시고, 화도 많이 나고 그래서. 지금은 저희가 최대한 기사 찾아볼 테니까 부모님이나 다른 분들은 보지 말라고….]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6년 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겨눴던 혐오 정서가 익명의 공간에서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경찰은 유가족 중 한 명이 익명의 댓글 작성자들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유족 혐오 댓글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재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최대웅, 영상편집 : 전민규,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