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는 백인 남성이 주도하던 1960년대 미국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 탐사 머큐리 계획의 숨은 영웅인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매리 잭슨 등 3명의 흑인 여성 등의 일대기를 다룬 작가 셰털리의 책 이름이자 이를 원작으로 2017년 개봉한 영화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천재 수학자로 '인간 컴퓨터'로 일하며 우주선 궤도 계산을 맡은 캐서린 존슨과 나사 내 유일한 IBM 프로그래머였던 도로시 본, 흑인 여성 최초 나사 엔지니어인 매리 잭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시작에 기여했고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캐서린 존슨에게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했고, 나사는 2017년 9월 미국 버지니아주 랭리연구센터에서 캐서린 존슨 계산연구소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캐서린 존슨은 이번 기념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101세의 나이로 아직 살아있습니다.
도로시 본(1910년~2008년)은 흑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팀 관리자로 승진하지 못했다는 영화와는 달리 1949년 컴퓨터 팀의 관리자가 됩니다. 포트란을 독학해 IBM 7090을 마스터하고, 흑인 여성 전산팀을 IBM 컴퓨팅 랩으로 이끌어 IBM의 실용화를 이뤄냈습니다. 28년간 나사에 근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IBM 컴퓨팅 랩의 주임이 됩니다. 이는 나사 최초로 흑인이 주임이 된 사례입니다.
매리 잭슨(1921~2005)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나사에 입사합니다. 사실 엔지니어 일에 재능이 있었으나, 흑인 여성인데다 백인 전용 고등학교에서만 딸 수 있는 학위가 없었기 때문에 엔지니어를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사 엔지니어 육성과정을 이수해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항공 엔지니어가 됩니다. 이후 1979년, 나사 여성 훈련 담당관이 됩니다.
이런 덕분에 감동적인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고 영화가 크게 흥행한 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위원 등은 지난해 8월 나사 본부 앞 거리를 '히든 피겨스 웨이'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후 법안이 통과되면서 거리의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사진=나사 홈페이지 캡처, 나사 유튜브 영상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