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현지앵커>
사실 올림픽 개막 전에 모태범 선수를 금메달 후보로 지목한 사람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3~4년 뒤에야 한국 빙상을 책임질 것으로 평가됐던 유망주가, 너무 빨리 사고를 친 셈이 됐습니다.
모태범은 누구인가, 이성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모태범은 주니어시절부터 '차세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2006년과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500m를 연속 석권했고 이듬해 처음 태극 마크를 달았습니다.
시니어 무대 적응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두 번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월드컵 500m 랭킹은 14위에 불과했습니다.
처음 '이변의 가능성'을 보인 건 불과 두 달 전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대표선발전 첫날 이규혁과 이강석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때 가벼운 부상을 입어 지난달 스프린트 선수권 출전권을 이강석에게 양보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됐습니다.
일본에서 이규혁과 이강석이 금-은메달을 휩쓰는 동안 국내에서 조용히 기량을 끌어올렸습니다.
밴쿠버 입성 전 캘거리 전지훈련 때부터 최정상급의 기록을 내며 조금씩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스물 한 번째 생일날, 자신도 믿지 못할 대이변을 연출하며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76년의 숙원을 풀었습니다.
[모태범/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 아직까지도 안 믿겨지고요. 어벙벙해요. 제가 딸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생일선물 같아요.]
더 놀라운 사실은 모태범의 주종목이 금메달을 딴 500m가 아니라 오는 18일에 열릴 1,000m와 21일에 벌어질 1,500m라는 점입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쾌거를 이룬 젊은 스프린터는 더 큰 이변을 향한 질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