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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불씨 된 택배 '까대기'…직접 해 보니

<앵커>

택배 분류작업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두고, 업체와 기사들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택배 노조는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른바 '까대기'라고 불리는 택배 분류작업이 실제 얼마나 힘든지, 왜 택배기사분들이 이 작업만은 해결해 달라고 하는지, 김상민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시 한 터미널. 매일 아침 7시 이곳에서 택배 더미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담당 구역의 배송 물품을 골라내야 하는데 모두 택배기사들 몫입니다.

속도가 워낙 빨라 송장에 적힌 주소와 기사 이름조차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요령이 생긴 뒤로 조금씩 물품을 골라냈지만, 금방 한계에 부딪힙니다.

강추위까지 덮친 날이라 작업 한 시간 만에 힘이 완전히 빠졌습니다.

베테랑 기사들도 서로가 놓친 물건을 대신 건네주지만, 분류에 실패한 택배가 금세 한가득 쌓입니다.

지게차가 옮겨 실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분류 작업이 시작됩니다.

[아니, 얘 어디 간 거야?]

주변에 폐를 끼칠까 화장실도 맘 편히 가기 어렵습니다.

분류 작업은 약 4시간 반 만에 마무리돼 물품 배송은 정오가 다 돼서야 시작됐습니다.

새벽에 출근하고도 밤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기사들은 과로의 가장 큰 원인이 강도 높은 분류 작업이라며 분류 작업을 업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분류 작업을 위한 추가 비용을 모두 떠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택배 노조와 회사 간 협상 자리를 마련했지만, 다섯 차례 협상에도 아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택배 노조는 어제(20일)부터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결되면 다음 주 수요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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