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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결혼 안 하고 나 혼자 산다"…실제 만족도 높았다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 사회 1인 가구의 모습을 살펴봤더니 최근 점점 자발적인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보통 1인 가구라고 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것 같은 젊고 자유로운 도시의 싱글남녀 떠올리게 마련이지만요, 사실 여전히 1인 가구가 되는 사람 4명 중의 1명 이상은 배우자와 사별한 60대 이상의 사람들입니다.

핵가족 겸 고령사회 진입단계에서 1인 가구가 늘어온 주된 이유는 자발적인 게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평균수명이 좀 더 긴 여성 노인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았는데요, 자발적인 1인 가구가 늘어왔죠, 특히 최근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나잇대 남자들이 혼자 사는 경우가 늘면서 남녀 1인 가구의 비중이 반반 수준까지 왔습니다.

20대 1인 가구 늘어나는 속도도 빠릅니다. 유학이나 직장 문제도 있지만 독립을 일찍 하는 분위기도 전보다는 보입니다.

그러니까 드라마에 나오는 것 같은 젊고 자발적인 1인 가구가 실제로 많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단, 이유는 자유 말고 여러 가지가 또 있었는데요, KB 경영연구소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자료에 대한 분석과 함께 바로 이런 사람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의 1인 가구 2천 명에게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25세에서 59세까지 월소득이 최소한 100만 원 이상 되면서 자기 돈을 어떻게 굴릴지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 전하고만 비교해도 여성은 20대, 남성은 30대에서 결혼 생각이 없다는 사람이 뚜렷하게 늘어났습니다.

남성이 결혼 생각이 없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 이게 비중이 제일 높았고요, 여성은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남녀 모두 두 번째 이유는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아직 못 찾았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혼자 사는 삶을 살아보니 실제 만족도는 어땠습니까?

<기자>

10명 중의 6명은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만족을 꽤 많이 하는 거죠, 특히 관건은 집, 마음 편히 살 집이 있느냐 였습니다.

1인가구 삶 만족도 그래프

주거가 안정된 사람은 4명 중 3명 꼴로 혼자 사는 데 만족했습니다. 지금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주거 만족도가 혼자살이에 대한 만족도를 가르다시피 합니다.

그런데 1인 가구는 대체로 도시 지역을 선호하고요, 앞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하더라도 2040년쯤까지는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시, 특히 수도권에 필요한 집, 1인 가구가 선호할 만한 주택에 대한 수요는 지금 짐작하는 것보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부의 주택계획이나 시장의 계산이 이런 부분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도 1인 가구 만족도에 또 영향을 미쳤다면서요?

<기자>

네. 사실 작년보다는 1인 가구의 만족도가 좀 떨어졌습니다. 이 조사를 KB가 해마다 하는데요, 작년에는 응답자의 61%, 올해는 57%가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과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이 큽니다.

특히 작년에는 혼자 사는 데 제일 힘든 건 외로움이라고 답했던 남성들도 올해는 건강이 제일 걱정이고요, 그다음이 외로움입니다.

집 밖에서 다른 사람을 접촉하는 경우가 줄어드니까 평소에는 내가 혼자 사는지 느낄 겨를이 없던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는 단절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성향에 따라서 그래서 더 좋다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건강이나 상태를 바로바로 서로 살펴봐줄 동거인이 없다는 것은 그런 사람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은 편으로 나오기는 하지만요, 50대 여성은 올해 오히려 작년보다 혼자 살아서 좋다는 사람이 10% 포인트 가까이 쑥 늘어서 30~40대 여성들의 만족도와 비슷해졌습니다. 50대에서 남성의 만족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올해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육아와 가사 부담이 급격히 커진 것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았는데요, 혼자 사는 50대 여성의 경우에 그런 상황들을 보면서 1인 가구 특유의 여유에 새삼 만족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나올 수 있는 결과입니다.

<앵커>

남이 힘든 것을 보니까 내가 좋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같은데요, 은퇴 준비도 예전보다 빨리 시작하는 추세가 보인다면서요?

<기자>

네. 30대부터 은퇴를 준비한다는 사람이 약간씩이지만 늘고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아직 미래 준비가 충분한 편은 아닙니다.

1인 가구는 평균적으로 60대 초반에 은퇴할 걸로 예상하고요, 은퇴하려면 5억 7천만 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작 준비는 50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액수의 35%밖에 안돼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은퇴했을 때 이 정도 갖고 있으면 안심되겠다는 그 액수가 30대는 6억 2천인데, 50대는 그보다 1억 원 넘게 적습니다.

어떻게 보면 은퇴 준비가 계속되지 않다가 40~50대에 이르러서 은퇴 시의 희망 자산이 현실에 맞춰지고 있다는 추측도 좀 가능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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