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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다가온 외국인의 꼬임, 사기 늪이었다

<앵커>

요새 언어 공부나 친목을 목적으로 채팅앱 많이들 이용하시죠. 그런데 이 채팅앱에서 만난 외국인의 소개로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사기는 추적이 어려워서 피해자들은 속만 끓이고 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0대 여성 A 씨는 지난 8월 외국인 친구 맺기 앱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남성 잭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남자친구처럼 다가오고, 되게 로맨틱하게 말을 했었어요. 자기 셀카도 막 보내주고.]

얼마 후 잭의 초대로 환차익 거래사이트에 가입했는데, 1백만 원을 넣었더니 두 배로 불어난 걸 보고 3천만 원 넘게 투자했습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이거 되는구나, 이거 진짜구나. 그때부터 믿어서 투자를 제가 가진 돈을 다 걸고.]

그런데 정작 환전은 되지 않았고 국제 돈세탁 의심 계좌로 묶였다며 보증금, 세금 등을 더 내라는 통보에 6천만 원을 더 잃었습니다.

잭은 자신이 사기에 가담했다고 털어놓은 뒤 연락을 끊었습니다.

외국인 채팅사기

곧장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는 두 달째 제자리입니다.

[A 씨/사기 피해자 : 왜 사기를 당했느냐고 일단 화를 내시더라고요. 네가 잘못이란 식으로 이야기하셨고. '한 100억 있으면 그렇게 돈 보내라', '쉽게 잡을 수 있었으면 이미 잡았죠' 이러면서.]

30대 남성 B 씨도 같은 앱에서 만난 홍콩 여성 권유로 암호화폐거래소에 투자했다가 갑자기 거래소가 폐쇄돼 1억 5천만 원을 날렸습니다.

외국인 채팅사기

[B 씨/사기 피해자 :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일반적인 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였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경찰에선 추적이 어렵다고 해서 민간 플랫폼에 암호화폐 추적을 의뢰하게 됐습니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웁살라 시큐리티에 접수된 암호화폐 관련 범죄 179건 중 40% 정도가 이런 채팅 앱을 이용한 사기입니다.

[박정섭/웁살라 시큐리티 연구원 : 직접 돈이 꽂히는 게 보이니까 피해자들은 속을 수밖에 없고, 웹사이트에 진짜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끔 사기를…]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사기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 경찰에서는 사기 혐의 피의자 추적 및 특정을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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