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 전주에서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성금 수천만 원을 훔쳤다 붙잡힌 범인들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유튜브로 미리 공부하고, 이틀이나 잠복한 끝에 성금을 훔치는 데에 40초도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JTV 오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에서 한 남성이 내리더니 뭔가를 들고 차에 올라타, 급히 자리를 떠납니다.
37초, 2인조 절도범들이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들고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성금 절도 피의자 : (계획한 범행입니까?) …….]
'돈을 두고 간 뒤, 주민센터에 전화한다.'
이들은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19년 동안 기부금을 전달한 방식을 유튜브에서 공부한 뒤, 거액이 방치되는 그 짧은 틈을 노렸습니다.
컴퓨터 수리점을 하는 절도범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훔친 돈을 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회수된 돈은 모두 6천16만 2천310원, 경찰은 기부금을 전액 되찾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충남에 사는 이들은 전주의 이곳 주민센터를 오가면서 사흘간 잠복했습니다.
사건 당일에는 차 안에서 8시간 동안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는데, 번호판을 젖은 휴지를 붙여서 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화장지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수상히 여긴 주민이 번호판을 유심히 봐뒀다가 경찰에 제보한 것입니다.
[제보 시민 : (번호판이) 가려졌어. 수상하네?… 저기가 차를 주차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이틀 동안 대놓는 게 수상하잖아.]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35살 A 씨와 34살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결정적 제보를 한 시민에게는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