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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보다 몸집 큰 '아태 메가 FTA'…美-中 힘겨루기

<앵커>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 어제(4일) 타결됐습니다. 이걸 영어로 줄여서 RCEP이라고 부르는데 사실상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자유무역협정을 뜻합니다. 아세안 10개 나라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호주, 거기에 아직 참여할지 망설이고 있는 인도까지 더하면 그 규모가 지구촌 인구의 절반, 세계 전체 GDP의 약 32%에 이릅니다.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이걸 두고 경제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미묘한 힘겨루기도 느껴집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15개 국가 정상의 합의가 나오기 바로 전날, 미국 상무장관은 방송에 나와 RCEP의 의미를 깎아내렸습니다.

[윌버 로스/미국 상무부 장관 (블룸버그 인터뷰) :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은 대단한 협정이 아닙니다. 자유무역협정도 아니고 아주 낮은 수준의 조약일 뿐입니다.]

미 국무부도 때맞춰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재강조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던 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트럼프 행정부의 탈퇴로 사실상 좌절된 시점에서 중국이 포함된 RCEP이 먼저 치고 나가는 상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오늘 상하이의 대규모 수입박람회에 모습을 드러낸 중국 시진핑 주석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자유무역 의지를 강조하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우리는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맞서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아시아 무역 질서의 새판 짜기에서 갑자기 미국이 중국에 밀린 형국입니다.

하지만 G2의 패권 대결에서 중국의 부상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미국과 밀접한 인도의 참여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미 양자 FTA를 맺은 국가들이 많아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정인교/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RCEP이 중국한테 새로운 위상 강화의 매커니즘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수출에는 새 돌파구임에 틀림없습니다.

베트남과 중국 등에 생산거점이 많은 우리 기업들로서는 제각각이었던 원산지 규정의 통일과 중국도 받아들인 지적재산권 규범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호주 등 농수산물 강국들이 다수 포함된 만큼, 국내 농수산물 분야의 타격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CG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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