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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로수의 역습…"꽃가루 탓에 하루 20∼30명 병원행"

매년 봄이 되면 중국 베이징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못지않은 불청객이 있습니다. 마치 함박눈처럼 흩날리는 꽃가루 뭉치들이죠.

가로수로 심은 백양나무와 버드나무 꽃가루가 시민들의 눈과 코, 입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부 트러블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 20~30명에 달하는 지경입니다.

[베이징 시민 : 외출할 땐 (마스크를) 꼭 갖춰야 합니다.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장비를 갖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워낙 불도 잘 붙는 터라 꽃가루 때문에 발생한 공용 주차장 화재로 자동차 90대가 탄 적도 있습니다.

사실 1960~1970년대 녹지율이 10%도 안 되던 베이징을 사막화 도시 직전에서 막아준 건 백양나무와 버드나무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시 재정이 빠듯했기 때문에 값싸고,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심은 게 지금 같은 불편의 화근이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가로수를 다 뽑아내고, 다시 심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시 당국은 꽃가루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임시방편으로나마 가로수에 고압의 물을 뿌려서 꽃가루가 날리는 걸 막기도 하고요.

[왕샤오핑/녹지조경국 감독관 : 봄철엔 공기와 토양이 매우 건조합니다. 물을 끌어 와서 강하게 뿌리며 꽃가루를 청소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꽃가루를 적게 만드는 약물을 가로수에 투여하거나, 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들이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이고 또 다른 오염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꽃가루를 발생시키는 암그루를 뽑아 도심 외곽으로 옮겨심는 방안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왕샤오핑/녹지조경국 감독관 : 우리는 베이징 도심 안에 있는 암그루를 정확하게 골라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시 당국은 가로수 종류도 다양화해서 베이징의 푸른색을 담당했던 백양나무와 버드나무를 줄여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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