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번째 정규앨범 파트2 '想像; Mood Indigo'로 돌아온 케이윌은 부담감과 절박함을 내려놓았다.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리스너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만드는 고민을 했던 건 케이윌의 몫이었으나, 그런 고민마저도 케이윌답게 앨범에 담았다.
타이틀곡 '그땐 그댄'은 순수하게 사랑했던 시절에 대한 회상을 아련하게 그려낸 곡. 케이윌이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했다. 이번 앨범을 공동 프로듀싱한 케이윌은 "그동안 보컬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프로듀싱의 시대다. 앨범을 발표하는 사람의 '진짜'가 담겨있지 않으면, 듣는 분들도 그것을 느낀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프로듀싱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데뷔13년 케이윌의 도전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이 케이윌을 단지 노래 잘하는 국내 대표 발라더 중 한명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케이윌은 한국적 발라드 감성과 R&B 소울을 동시에 지닌 몇 안되는 보컬리스트일 뿐 아니라, 흥과 끼가 많고 무엇보다 그 안에 잠재된 파격적인 가능성이 많은 뮤지션이다. 케이윌의 지난 13년을 돌이켜 보면, 그는 스스로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의 균형을 맞추며 성장해왔다. 그랬기에 팬들에게는 이제 케이윌의 진짜 목소리를 조금 더 듣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나의 어떤 점들이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구나라고 해석되는 지점이 있었다. 우스갯소리지만 내 사진 중에 '궁수짤'이라는 게 있다. 머리를 땋은 헤어스타일인데 그게 파격적이라고 하더라. '그런 걸 하면 안되는 걸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내가 하는 파격적인 변신이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불편하면 그건 실패일 것일테다. 재밌는 변화와 신선한 변화는 늘 고민하고 있다."
"솔로가수로 15년을 활동하고 보니까, 누군가와 함께 음악적으로 회의하거나, 노래에 대해 연구하는 게 없었다. 뮤지컬을 하면서, 함께 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이런 게 재밌어서 내가 가수를 한 거구나'라는 게 다시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가 노래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라는 것도 깨달았다."
케이윌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의 대답은 지난 7월 케이윌이 JTBC '히든싱어'에서 새삼 눈물을 흘리며 토해내듯 말했던 진심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방송에서 케이윌은 도전자들이 '케이윌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는 말에 눈물을 흘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로 따뜻한 위로를 건넸던 그였지만, 정작 자신은 케이윌이라는 이름과 음악을 할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절박함으로 내몬 것 아니었을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케이윌의 고민, 그리고 성장은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곡들과 마마무 화사가 참여한 '착해지지 마요', 매드클라운과 함께 한 '어머님께 전화해' 등의 곡들은 이번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지금은 리듬과 톤의 시대라면서도, 나는 쭉 발라드를 했다. 내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이 원하는 음악이 뭔지를 고민하는 건 늘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고민 끝에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내놓는다. 자연스러움에 공감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