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트윗하는 침실은 '악마의 작업장'"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의 백악관은 '미친 도시'" (존 켈리 현 백악관 비서실장)
"특검에 가면 곧바로 죄수복 걸치게 될 것" (존 다우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
참모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쏟아냈다고 알려진 얘기들입니다. 다음 주 출간 예정인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 책은 448페이지 분량으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을 비롯한 트럼프의 사람들을 수백 시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한 결과물이라고 소개됐습니다. 다음 주 최종본 공식 출간을 앞두고 백악관은 그야말로 '공포'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광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박 트윗을 7개나 연달아 올리며 책 저자를 맹비난했습니다. 자신을 대놓고 비난했던 언론인의 존재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질'은 유달랐습니다. 신간의 저자가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으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켰던 '세기의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부터 "당신이 나와 인터뷰하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얘기를 듣고 책은 쓴 거냐"며 다그칩니다. 우드워드가 "대통령 주변에 가까운 사람 대략 6명 정도에게 계속 인터뷰 요청을 했다"고 답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나에게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취재원을 대라고 집요하게 요구합니다. 우드워드가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얘기 못 들었냐"고 반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콘웨이 고문을 대뜸 바꿔주며 대질신문(?)을 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말미에 "우리는 또 '아주 나쁜 책'을 보게 되겠군"이라고도 합니다.
▲ 밥 우드워드-트럼프 대통령 통화 녹취록 일부 (출처 : 워싱턴포스트, 편집 : AP)
● 대통령 하야시킨 '세기의 특종기자' 대 現 대통령 '정면승부'
이런 '뜨거운 반응'은 과거 대통령을 탄핵 직전까지 몰아서, 스스로 사임하게 만들었던 '특종기자'의 이름값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탄핵' 얘기만 들어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그래서 우드워드의 신간이 더 거슬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두 명의 대(大)기자는 지난 1972년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를 함께 했던 미국 언론계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두 기자의 활약상은 1976년 영화 '모든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로도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초 기사를 '물어왔던' 우드워드 역할은 로버트 레드포드, 뛰어난 글솜씨로 기사를 작성한 번스타인 역할은 더스틴 호프만이 맡았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대형 악재' 앞에 놓였습니다. 다음 주(9월11일) 우드워드의 '공포'가 공식 출간되고 나면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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