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975년부터 일본뇌염을 퍼뜨리는 작은빨간집모기의 밀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매년 4∼10월 전국 10개 시·도에서 '모기 유인 등(유문등)'으로 채집한 전체 모기와 작은빨간집모기의 개체 수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7월 둘째 주를 기준으로 최근 5년 평균치와 비교했더니, 올해의 경우 전체 모기 수는 평균 971마리로 평년 1,392마리 대비로는 30.2%나 감소했습니다. 7월 둘째 주 작은빨간집모기 수는 평균 8마리로 평년 45마리를 기준으로 삼으면 82.2% 줄어들었습니다. 또 한 대형마트에서는 모기약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9%가량이나 감소했고 모기망 판매 역시 16%나 줄었습니다.
모기는 알, 유충(장구벌레), 번데기 세 단계를 거쳐 성충이 됩니다. 알에서 번데기 상태까지는 물에서 자라기 때문에 고인 물이나 물웅덩이 주변이 서식하는 시간이 깁니다. 23~28도 사이의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모기는 장마철 전후로 활동이 왕성합니다.
이처럼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모기지만, 올해처럼 폭염이 계속되면 모기도 생존에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모기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유난히 짧은 장마와 기록적인 고온 현상을 지적했는데요. 특히 모기의 산란지인 물웅덩이가 마르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모기의 여름철 활동은 줄었지만, 오히려 1년 중 활동 기간이 늘어날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가을부터 초겨울까지도 모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초겨울까지도 모기가 나타난다면 '여름 불청객'이었던 모기는 '가을·초겨울 불청객'으로 우리를 성가시게 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