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렌즈를 구매하기 위해 콘택트렌즈 전문점을 찾는 소비자의 연령층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서도 '학교에서 낄 만한 혼혈렌즈를 추천해달라'는 초등학생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렌즈 사용으로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혼혈렌즈를 잘못 사용해 발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올바른 렌즈 사용법을 알아봤습니다.
■ '의료 보조 도구'에서 '미용 아이템'으로 변한 컬러렌즈
혼혈렌즈와 같은 컬러렌즈는 원래 사고로 실명된 눈의 색깔을 보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 보조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젊은 여성들이 미용 목적으로 착용하면서 미용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연예인들이 컬러렌즈를 방송에 끼고 나오면서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삼고 연예인 이름을 딴 'OO 렌즈'가 판매되면서 콘택트렌즈 전문점에는 아이돌 가수나 배우가 착용한 렌즈를 찾는 초·중·고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대한안광학회지에는 컬러렌즈 착용 연령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 색 염료 덧입혀진 컬러렌즈, 각막 산소 공급 막는다?
혼혈렌즈 등 컬러렌즈 사용이 늘고 착용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컬러렌즈가 일반 시력 교정 렌즈보다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눈동자의 가장 앞부분인 각막은 투명하고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각막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산소를 외부에서 직접 공급받아야 합니다.
콘택트렌즈는 눈동자에 밀착되기 때문에 각막에 대한 산소 공급을 방해하게 됩니다. 때문에 렌즈 제조 업체들은 산소투과율이 일정 수준을 넘도록 렌즈의 두께를 일정 비율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컬러렌즈는 색 염료가 덧입혀져 일반 렌즈에 비해 두꺼운데다가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산소투과율도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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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대한안과학회의 조사에서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의 91.2%가 10~20대 사이의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특히 시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감염성 각막궤양은 모두 10대에게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나 나타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렌즈를 단순히 미용 아이템으로 생각해 관리에 소홀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대부분 청소년이 의료진과의 상담으로 렌즈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렌즈 사용법을 교육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부족한 위생 관념도 문제입니다. 일부 초·중·고 학생들이 일회용 컬러렌즈를 한 달 이상 장기간 사용하거나 친구들과 렌즈를 돌려 착용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렌즈를 관리해 심각한 안구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 콘택트렌즈 이렇게 사용하면 안전하다!
컬러렌즈를 비롯한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전문가와 상담 후 자신의 눈에 가장 적합한 렌즈를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장기간 사용은 피하고 다른 사람과 콘택트렌즈를 돌려쓰지 않는 등 평소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