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된 뒤 나타난 기록을 살펴도 대략 올 7월이 얼마나 변화무쌍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게릴라처럼 이어지는 집중호우는 전국 곳곳을 돌며 물 폭탄을 터뜨리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합니다.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된 7월 1일 이후 하루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을 살폈더니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진 날은 18일 가운데 11일로 나타났습니다. 거의 사흘 중 이틀은 폭우가 쏟아진 셈이죠, 특히 200mm를 넘는 집중호우가 기록된 날도 나흘이나 돼 올 장마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루에 200mm가 넘는 비도 그렇지만 한 시간에 50mm가 넘는 폭우는 비 피해를 키우는 주범입니다. 그래서 하루 중 가장 강한 비가 기록된 지역과 시간당 최다강수량 기록을 살폈더니 올 장마의 파괴력이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물 폭탄이 터진 지역은 모두 달랐습니다. 경기도에서 전남으로, 다음날은 제주로 이동했다가 다시 충남으로 이동하는 등 그야말로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폭우가 좁은 구역에 집중되는 바람에 게릴라식 폭우가 기록되는 도중에도 비가 오지 않는 곳이 많았고 참기 힘든 폭염이 기록되곤 했습니다. 일 최고기온 기록을 보면 폭염 특보 기준인 33도를 넘지 않은 날은 7월 8일 단 하루였습니다.
장맛비가 주춤하고 있는 오늘(19일)은 어김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제까지 영남과 일부 전남, 동해안에 국한됐던 폭염 특보가 강원 산지와 일부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 발효됐습니다.
주말에 폭우를 쏟았던 장마전선이 남동쪽으로 물러가면서 약해진 사이 무더운 성질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서쪽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어섭니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은 북한이나 만주 부근에서 다시 발달할 것으로 보여 토요일까지는 장맛비가 소강상태에 들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7월 말까지의 날씨 변화입니다. 여러 변수들이 물리면서 명확한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 북쪽까지 올라간 장마전선이 주말쯤 중부지방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위력이 있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유지하면서 버티면 그 경계부분에서 청주에 쏟아졌던 기습 폭우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다음 주 후반에는 북쪽 상공에서 상대적으로 찬 성질의 공기가 밀려오면서 기온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는 데다, 태풍이 발달하면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 이래저래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