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계속된 지 9개월 만에 서울대병원 측은 입장을 바꿨습니다. 백 씨의 사망진단서를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한 '외인사'로 전면 수정한 겁니다. 백 씨의 사망원인이 병사로 기재된 지 264일 만의 일입니다.
■ 사망 원인 '병사'와 '외인사' 차이가 뭐기에…
고 백남기 씨의 사인(死因)을 '병사(病死)'에서 '외인사(外因死)'로 수정한 서울대병원, 병사와 외인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병사'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거나 자연사한 경우, '외인사'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백선하 교수 / 당시 고 백남기 씨 주치의] 2015년 10월 3일
"가족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 백남기 환자분의 사망 종류를 병사로 표기했습니다."
■ '외부충격'에 의한 사망 인정한 서울대병원
그런데 어제(15일), 서울대병원이 사망진단서를 전면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꾸고 사망의 종류를 결정하는 선행 사망 원인도 경막하 출혈에서 외부충격을 뜻하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변경했습니다. 고 백남기 씨가 질병이 아닌 외부 충격에 의해 숨졌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겁니다.
서울대병원의 사망진단서가 수정된 것은 병원 설립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 씨의 사망 이후 내부 규정상 수정이 힘들다는 방침을 고수했던 서울대병원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서, 새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미 논의해왔던 사안으로 어떠한 외부 압력도 없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씨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지 하루 만인 오늘(16일) 이철성 경찰청장도 백 씨의 유가족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백도라지 / 고 백남기 씨 가족]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정이 돼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정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가 참 보고 싶네요."
■ 뒤늦은 '외인사' 수정…파장은?
고 백남기 씨의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는 지난해 11월 신경외과 과장직에서 보직 해임됐습니다. 하지만, 백 교수는 여전히 '병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당시 백 교수와 함께 백 씨를 직접 진료했던 또 다른 주치의의 명의로 사망원인을 최종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윤성 /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2017년 6월 16일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中
"백선하 교수는 제가 여러 번 얘기를 했지만 사망진단서 작성에 관해서 아주 잘못된 생각을 깊이 갖고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고집이 굉장히 센데. 그게 보통은 설명을 하고 그렇게 하면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이해하고, 수정을 하는 게 보통인데. 우리 백선하 교수는 아주 고집이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