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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불황에 커지는 '무소유 경제'…다양해지는 렌탈 품목들

[라이프] 불황에 커지는 '무소유 경제'…다양해지는 렌탈 품목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소유'의 문제는 언제나 큰 화두입니다. 특히 과도한 소유욕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낳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소유욕을 경계하며,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공유 경제'가 꽃을 피웠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 등 스마트 시대로의 변환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최근 계속되는 불황으로 이 공유 경제가 또 한 번 변신하고 있습니다. 아예 개인이 소유하지 않는 '무소유 경제'가 발달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더욱 커지고 다양해지는 '렌탈 서비스 시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불황에 맞춰 흥하고 있는 '렌탈 서비스 시장'을 살펴봤습니다.

어디까지 빌려줄까? 다양해진 렌탈 품목들

빅데이터 분석 기업 '다음소프트'의 조사결과는 흥미롭습니다.

렌탈 서비스 관련 키워드는 지난 2014년만 해도 블로그나 트위터상에서 7만 5천3백 건 정도였지만, 2016년에는 17만 7천 건으로 두 배가 훌쩍 넘게 증가했습니다.

찾는 품목도 바뀌었습니다. 기존 렌탈 서비스의 대표적인 상품인 자동차나 정수기, 공기청정기 같은 제품들의 언급량은 오히려 적어졌습니다.

대신 커피 머신, 탄산수 제조기, 안마의자, 매트리스, 운동기구, 자동차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그 품목은 더욱 다양하게 확대됐습니다.

최근에는 고가의 제품뿐만 아니라 단기간만 활용하는 중저가 물품도 많이 빌려 쓰는 추세입니다.

옷, 가방, 액세서리도 빌려 쓴다

특히 SNS상에서 옷, 코트, 가방 등 패션 용품 렌탈이 언급되는 양은 지난 2014년에 비해 2년 동안 5.6배나 늘었습니다.

이런 패션 용품 렌탈은 원래 해외를 중심으로 파티나 특별한 이벤트에서 입을 드레스를 빌려 입는 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식이나 연회 외에도 결혼식 하객용, 면접·미팅 등에 필요한 옷, 액세서리, 가방 등을 빌려주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특히 옷 중에서도 코트나 가방에 대한 언급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패션 용품 중에서도 코트와 가방 등이 고가이기 때문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습니다.

고가의 옷만 빌리는 게 아닙니다. 한 달에 7만 원 정도의 돈을 내면, 매일 다른 일상복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직장인 남성을 노려, 매일 다른 셔츠를 빌려주는 곳도 있습니다.

전자제품 다 빌려 쓴다
 전자제품 다 빌려 쓴다
전자제품 렌탈은 특히 신혼부부에게 인기입니다. 혼수 준비를 위해 TV와 냉장고, 세탁기를 구매하려면 적어도 4, 500만 원 정도 견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신 모델 제품을 월 1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48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으니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달 나눠 결제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목돈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신제품이나 유행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아이 용품 렌탈하는 부모들

장난감 등 육아를 위한 아기용품 대여도 큰 인기입니다.

순간순간 커버리는 아이들 때문에 옷이나 장난감을 얼마 쓰지 못하고 버려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샀다가 아기가 싫어해서 몇 번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아이 용품 렌탈하는 부모들
특히 아기 침대, 모빌, 유모차의 경우 상당히 고가인 것도 많아서 무조건 사는 것이 부담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런 것들을 모두 빌려서 사용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고, 일부 지자체도 나서서 장난감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하기도 합니다.

이젠 그림, 캐리어까지 빌린다!

그림 렌탈 서비스도 새로운 인테리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백,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원화 작품을 구매 가격의 1~3% 수준의 비용으로 빌려 쓸 수 있습니다.
이젠 그림, 캐리어까지 빌린다!
최근 여행인구가 늘어나면서 캐리어를 빌려주는 곳도 생겨났습니다. 여행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캐리어는 보관하기 힘든 큰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렌탈 서비스 왜 흥하나

전문가들은 장기 불황과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소비자의 성향을 바꿔놨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렌탈 서비스도 이런 추세의 하나라는 겁니다.

불황으로 목돈이 나가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람들의 심리와 트렌드의 변화가 상당히 빠른 상황이 합쳐지면서 이런 '무소유 경제'가 발달하게 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높이진 인기만큼 렌탈료 부당청구나 설치 관련 피해, 계약과 다른 모델 제공 등의 피해 민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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