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리핀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 한국인 남녀 3명이 국내에서 150억 원대 투자사기를 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사기행각과 관련된 사람이 청부살해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상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은 지난 11일 필리핀 바콜로 지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남녀 3명이 사기 혐의로 국내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서울 역삼동에 법인을 설립하고, 다단계 방식으로 해외통화 선물거래 투자금을 모은 뒤 이를 가로채 잠적했다는 겁니다.
피해 금액은 150억 원 대에 달하며, 투자금액을 잃은 피해자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경찰에 고소장과 진정서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지난 8월 16일과 19일, 피살된 세 사람은 차례로 출국해 필리핀으로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피살된 세 사람이 경찰 수사를 눈치챘고, 관광비자를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세 사람이 15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만큼, 투자했다 돈을 돌려받지 못했거나, 함께 공모한 누군가가 이들을 청부 살인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필리핀 현지 경찰은 숨진 세 사람이 손과 발이 결박된 채 발견된 점을 두고, 총격 뒤에 바로 도주하는 필리핀의 청부살인 방식과 양상이 다르다는 소견을 낸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