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사립여고가 대입 수능시험 모의고사 점수를 내신 성적에 반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광주의 한 사립여고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2~3년 전부터 모의고사 점수를 내신 성적에 10% 정도 반영하고 있다.
올해는 국·영·수 과목을 중심으로 1학기에 치른 모의고사 점수를 수행평가 점수에 10% 반영했다.
2학기에도 두 번 보는 모의고사 성적을 5%씩 반영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수능시험에 대비해 집중력을 높이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몇 해 전부터 수행평가 항목에 모의고사 점수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시험에 대비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보는 일종의 연습 시험인 모의고사 점수를 내신에 반영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학교가 모의고사 점수를 반영하는 수행평가 항목은 '교과 담당 교사가 학습자들의 학습과제 수행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그 결과를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필고사와 똑같이 치러지는 모의고사 결과를 반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은 수험생이 수능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자기 수준을 직접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모의고사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안 볼 수도 있고, 학교마다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신 반영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당 학교 측은 모의고사 점수의 내신 성적 반영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모의고사 성적을 반영했더니 시험 볼 때 태도가 좋아지고 자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며 "시험 볼 때 집중력을 높여줘 결국 수능시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학생은 "어느 학교도 모의고사 점수를 내신에 반영하지 않는데도 우리 학교만 반영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말이 모의고사지 점수와 연결돼 시험만 다가오면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성적 관리 매뉴얼과 학교의 입장을 좀 더 자세하게 검토해서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며 "모의고사 성적을 내신에 반영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지만, 모의고사는 수능을 위한 연습인데 내신에 반영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