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은 포착되지 않고 수면 위로 미사일 보호 덮개 파편만 식별돼서 이번 시험 발사는 실패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현재 공개된 팩트들로는 성패를 명확하게 가를 수 없습니다.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튕겨 내보내는 실험만 했다면 어제처럼 바다 위에서는 미사일의 비행이 포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2017년 전력화를 목표로 SLBM 발사가 가능한 신포급을 부단하게 시운전하고 있고, 탑재할 탄도 미사일도 4~5년 뒤를 보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겁니다. 신포급은 잠항 능력이 제한적인 디젤 잠수함이지만 SLBM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신포급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북한의 낡은 로미오급들이 지난 8월말 일제히 사라졌을 때 우리 군이 공황 상태에 빠졌듯이 북한의 잠수함은 위력적인데다 우리 군의 방어수단은 마땅치 않습니다.
● 北 4~5년 뒤 SLBM과 2년 뒤 신포급 개발 완료
지난 5월 초 공개된 북한의 SLBM은 이름하여 북극성-1입니다.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을 명명하는 KN 방식으로는 KN-11입니다. 북극성은 러시아의 SLBM인 R-27을 토대로 개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R-27은 러시아에서 60년대 말 전력화된 SLBM으로 사거리는 2,400km에 이릅니다.
북한은 R-27을 러시아로부터 여러 발 확보해서 이를 토대로 먼저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이어서 SLBM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성은 R-27과 마찬가지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데 지난 5월 공개된 대로 뚜렷한 화염과 함께 갈색 가스를 분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면 갈색이 아니라 흰색 가스가 나옵니다.
탄두 소형화를 위해서는 앞으도 핵 실험을 2~3회 더 해야 합니다. 북한이 앞으로 핵 실험을 한다면 목적은 탄두 소형화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북한의 핵 실험을 막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북극성을 발사할 신포급 잠수함은 2017년쯤 실전 배치된다는 것이 군의 판단입니다. 2년도 채 안 남았습니다. 수직 발사관을 1개 장착한 잠수함입니다. 1발만 쏠 수 있어서 실패 없이 ‘원 샷 원 킬’해야 하지만 그 1발이 핵 미사일이라면 맞는 쪽에서는 재앙입니다.
● 잠수함을 잡는 것은 잠수함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하면 신포급이 수천 km를 잠항해서 이동한 뒤 2,000km 이상 날아가는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잠수함의 잠항 거리를 늘리면 미국도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SLBM을 확보하려 들 것입니다. 앞으로 숱하게 SLBM 시험 발사도 할테고 어떻게든 핵 실험도 시도할 것입니다.
신포급이 아니더라도 잠수함은 골치 아픈 무기 체계입니다. 최신 정찰위성, 이지스 구축함, 엑스 밴드 레이더도 잠수함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눈 뜬 장님입니다. 잠수함을 탐지, 추적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잠수함으로 잠수함을 잡는 것입니다. 공공연한 비밀인데 미국은 원자력 잠수함을 러시아의 잠수함 기지 근처에 상시 대기시켜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이 종종 북한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보내기야 하겠지만 일시적인 작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 해군도 원자력 잠수함을 가져야 합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으로 20% 미만이긴 하지만 우라늄 농축도 가능해졌습니다.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이면 그럭저럭 원자력 잠수함의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SLBM 위협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주변국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입니다.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추진할 때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