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에볼라 바이러스는 약도 안 든다는데 그러면 우리나라에도 환자가 나올 수 있는지, 환자가 생긴다면 진단하고 치료할 시설은 있는 건지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궁금증 풀어드리겠습니다.
<기자>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을수록 전파력은 낮아진다.
바이러스가 독하면 감염자가 빨리 사망해 이동하면서 전파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감염학계의 상식이었던 이 법칙은 항공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2000년대 초반부터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멕시코 농장에서 발생한 신종플루는 석 달 만에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에볼라 바이러스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륙 간 인구이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프리카의 특성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첫 환자 이후 38년 동안 지역 내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인구이동이 활발한 미국으로 올해 처음 전파되면서 대량 확산 우려가 커진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해마다 120명 정도가 입국하는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최우영/국립보건원 에볼라바이러스 실험실 책임 박사 : 감염 지역 내에서 환자하고 어떻게 접촉을 했거나 동물과 접촉을 했다거나 그 사람이 다른 나라로 이동할 경우에, 그때 아무래도 전파 가능성이 확률은 있는 거죠.]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팔입니다.
화상을 입은 것 같은데 이 물집 안에는 이렇게 수 천 개의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여기에 직접 닿거나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돼도 감염되는 겁니다.
다행인 건 공기로 전염된 환자는 아직 없다는 겁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구조는 다른 바이러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바이러스에게 듣는 약이 에볼라 바이러스에게는 듣지 않습니다.
현재로선 얼마나 빨리 수액치료를 받느냐가 생존의 관건입니다.
백신이 유일한 대책인데 현재 침팬지용으로 개발된 게 있어서 위급할 땐 이걸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올해 초 우리 질병관리본부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진단 실험실이 설치됐습니다.
또 격리 치료실도 충분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여행객을 대상으로 철저히 감시한다면 감염자가 유입되더라도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보건당국은 밝히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