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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임 병장 비하 그림 속, 여러 개 사람 눈이…"

대담 : 임모 병장 변호인 김정민

▷ 한수진/사회자:
그저께 육군이 GOP총격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죠. 하지만 도주과정에서의 총격전 여부 등 군과 임 병장의 주장이 달라서 공방이 예상되는데요. 우발적 범행인지 계획된 범행인지도 서로 입장이 다른 상황입니다. 가장 궁금한 건 오는 9월 제대를 앞둔 임 병장이 왜 이런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는가 이겠죠. 그래서 이 시간에는요, 임 병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열린사람들>의 김정민 대표 변호사와 임병장 쪽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임 병장의 변호를 맡게 되셨어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저희가 토의를 거쳐서 이것은 공익적 측면도 있기 때문에 공동으로 변호를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공익적 측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 동안 이런 중대 사건의 경우에는 사실 정보가 수사기관에 의해서 독점되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하기 쉬웠죠. 그런 측면도 있고요. 중대 범죄인이지만 군 내 부조리가 있을 수 있다, 그 부조리를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공익이다, 이렇게 봤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하지만 그 범위 안에서 부대 내 부조리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보고 싶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임 병장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은 어땠습니까, 어떤 말을 하던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상당히 긴장이 되더라고요, 중대 범죄인이고. 그런데 보니까 너무 평범하고 어수룩하고 정신적 충격이 심한 상태이고 스스로도. ‘너무 네가 평범하고, 그래서 이런 평범한 사람도 이런 엄청난 범죄에 휘말려들 수도 있다는 것이 나는 좀 무섭기도 하다.’, 그랬더니 임 병장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면서, ‘사회는 이렇게 약한 사람을 밟아요,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요.’, 그러면서 절규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본인이 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 같은 건 없었습니까?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후회하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후회와 관련해서 특별히 어떤 말을 하는 것은 없었어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사망한 장변들의 이름을 입수를 해서 좀 알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한 명에 대해서 굉장히 후회를 했죠. 자기에게 잘 해주었던 후임인데, 후임들이 자기하고 근무도 같이 안 서려고 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래도 그 후임은 같이 근무도 서고 선임으로서 깍듯하게 대우했는데 굉장히 충격을 주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참사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후회하고 반성하는 그런 말도 했습니까?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렇죠, 희생자들에게 죄송하다. 그런데 자기로서는 견디기 힘들었다.

▷ 한수진/사회자:
가장 핵심이,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 이 부분 같은데 임 병장은 왜 총을 쐈다고 하던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지금까지 나왔던 이야기대로 오랫동안의 따돌림, 그건 꼭 군만의 문제만이 아니고요. 초등하교 때부터 쭉 이어온 따돌림, 그리고 군에서 간부까지 포함된 일종의 가혹행위, 게다가 결정적으로 초소에 비치된 종이에다가 비하하는 그림까지 그려진 것, 거기에 인내심의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사실 군 생활 해보면 이런 반론도 가능할 것 같아요. 고참 병사에 대해서 후임 병들 불만 갖는 것 거의 다반사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임 병장이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 하려는 것 아니냐.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제가 볼 때는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 하려면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습니다, 3달이기 때문에. 조직 내의 어떤 왕따, 그런 문제이죠. 그러니까 후임도 자신을 무시하고 이런 현상이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따돌림이 임 병장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심했다, 이런 주장이신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럼요, 정신적 공황상태를 일으키죠. 밀폐된 공간에서 24시간을 같이 보내는 동료들이 자기를 따돌리고 싸늘한 눈빛을 보내고 조소 섞인 표정을 짓고, 그게 한 두 명이 잠깐잠깐 그러는 것은 회복할 수 있겠지만 장시간에 걸쳐서 그런 현상이 있다면 견디기 힘들 겁니다. 매일 맞는 것보다 더 안 좋을 수 있어요. 매일 맞는다면 그 시간만 피하면 되는데

▷ 한수진/사회자:
물리적 폭력보다도 더 심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군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이런 어떤 정신적인 폭력은 후유증이 있어요, 후유증이 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 초소에 그려졌다는 그림이 캐리커처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국방부 주장인데 혹시 이 그림 확인해 보셨어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저희가 다 봤죠. 그 부분이 지금 가장 국방부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사과정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아니 이런 그림을 보고 사람을 죽였다고? 그게 이해가 되? 다른 동기가 있는 것 아냐?’ 이랬어요.

▷ 한수진/사회자:
국방부 대변인 이야기는 해골이 아니라 국방부 병사들 특징을 살린 캐리커처라는 거죠, 그림이?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렇게 자꾸 해석하고 싶은 거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변호사께서 보시기에는 그 그림이 어떻던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 그림 중 제가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요. 비쩍 마른 임 병장을 그려놓고요, 아주 희화적으로. 그 주위에 사람 눈을 여러 개 그렸어요, 소름이 돋죠. 그 이야기는 뭐겠습니까? 우리가 너를 왕따 시키고 있다는 극단적인 표현 아니에요? 보고 있다. 그 눈들은 다 조롱의 눈이죠. 그리고 'ㅂㅅ'(병신), 'ㅇㅌㅋ'(오타쿠)의 이니셜을 써서 표현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갖다가 캐리커처 적으로, 해골이 없다라는 것을 캐리커처다, 이것은 장난이다, 다른 병사도 그려져 있다, 그거는 절규하는 소리조차도 안 듣겠다는 이야기에요. 니 말을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하물며 그 전에 이야기했다면 들어줄까요? 더 미친놈 취급을 당하겠죠. 그 그림은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그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변호인께서 보시기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렇죠. 처음엔 저도 얼핏 봐서 이게 무슨 말인가 했어요. 그런데 임 병장이 이렇게, 이렇게 지적을 하더라고요. 최초 면담 시에는 저도 똑같은 이야기 했습니다. ‘혹시 너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냐?’ 이렇게 묻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림을 보고 설명을 들으니까, 특히 그 눈, 사람 주위를 둘러싼 눈을 보고는 저는 소름이 좀 돋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다른 병사들 캐리커처도 있던가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몇 개 있었어요. 몇 개 있었고 거기에는 그다지 비하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들었어요. 이 친구만 집중적으로 타깃이 되었어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초소에 사람들이 몇 명인데 왜 그 임 병장의 그림이 2/3 이상이냐고요. 어떤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고 즐거움의 공간이라면 왜?, 그리고 ‘병신 오타쿠’를 보고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 그건 어쩌자는 겁니까. ‘병신 오타쿠’, 우리는 너를 병신 오타쿠라고 한다, 이걸 극명하게 썼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 더 할 말이 없는 거죠. 그래서 임 병장도 수사관이 그렇게 이야기하자, 절망하고 더 이상 진술을 못 하겠다, 나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말 하면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걸 군은 또 진술을 거부했다고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래도 군대 갔다 온 사람들 참 많이 온갖 수모를 겪었지만 보통 말년 병장들 꾹꾹 참는다는 그런 이야기도 하는데 말이죠. 지금 언론 통해서 임 병장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소식들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일단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군에서 이야기 했는데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이런 증언도 있는데요. 혹시 임 병장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까?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처음 만났을 때 저하고 이야기를 했죠.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했고요. 고등학교 때는 자기를 몹시 괴롭히는 친구를 죽이겠다고 칼을 들고 나가는 걸 부모님이 막았데요. 그게 아마 문제가 되어서 자퇴하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임 병장이 입대 시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전력을 썼나 봐요. 그랬더니 관심병사로 분류는 했는데 부대에 갔을 때 아무도 왜 정신과 치료를 받았느냐고 묻지도 않았데요.

▷ 한수진/사회자:
묻지도 않았고 실탄이 지급되는 GOP 근무까지 투입을 한 거군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자신이 충분히 그걸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는 있어요. 제가 볼 때는 (군이) 충분히 그걸 감지해내려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 병장이 사건 당일 수류탄을 던지고 난 뒤에 도망가는 병사를 확인 사살했다, 생활관으로 들어가서 조준 사격했다, 이런 주장도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진술하고 있어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조준사격이라는 것은 가늠자를 보고 쏘는 건데요. 당시 상황은 그렇지가 못 했습니다. 쏜 총알의 양도 그렇게 많지 않고요. 지향사격이라고 하죠, 군대에서. 가늠자를 보고 쏘는 게 아니라 어깨에 메고 쏘는 정도. 그런데 추격하면서 총격을 가했느냐는 저희도 확실하게, 아니다, 이거는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최초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교통 통제소에 모여 있던 사람한테 총격을 가한 건 맞고요. 그러자 일부 병력이, 부상을 덜 입은 병력이 소초 쪽으로 도망갔다고 했거든요. 소초 쪽으로 도망가는 사람에게 총격을 가했다, 라고 보여요. 그런 정황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대치 중에 관통상 입었다는 소대장, 임 병장 총격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더라고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제가 변호인으로써 관심 갖는 부분은, 군이 처음부터 알았지 않느냐, 하는 거예요. 오인 사격이라고 하는 것을 이미 오래 전에 알았지 않느냐.

▷ 한수진/사회자:
알고도 숨긴 거다, 하는 말씀이세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제가 수차례 거쳐서, 그것이 피의 사실이냐, 하는 것을 밝혀라. 아예 피의사실에 넣지 않을 거면 국민들한테 밝히시라. 왜냐하면 국방부가 먼저 그걸 공개 브리핑을 했단 말이죠. 이것은 임 병장이 가격을 해서 총상을 입었다, 왜 그게 중요하냐고 하면 그렇다면 임 병장 변론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우발적으로 어떤 스트레스 때문에 폭발을 해서 동료를 죽인 것하고 도망가면서까지 자기를 쫓는 전혀 무고한 공무 집행중인, 상관일 수도 있는 사람을 조준사격해서 죽이려고 했다, 이거는 그 자체만 가지고 변호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모 공중파 방송에서요. 그걸 결정적인 엄벌 요인으로 이야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제가 빨리 그 부분을 해결 해 달라, 자꾸 요구를 했는데 계속, ‘나중에 공소장에 봐라.’ 그게 말이 됩니까?

▷ 한수진/사회자:
군과는 분명히 주장이 다른 주장이군요.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그래서 국민이 그걸 어떻게 평가할 거냐는 것은 국민의 몫이죠.

▷ 한수진/사회자:
저희가 시간이 충분하다면 말씀을 더 듣겠는데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정민 변호사(임모 병장 변호인):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변호사가 한 말씀, 군 수사에서 어떻게 확인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GOP총격사건을 일으킨 임병장의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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