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따로 따로 연대 없이 총선을 치르고 난 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와 선진당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선진당과 새누리당의 선거 연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연대를 통해 승률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협상이 무르익기도 전에 '연대설', '합당설'이 흘러나와 각 당의 선거 지분을 가진 사람들이 반발하는 등 부작용이 먼저 속출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1보가 전해진 날 오후 유한식 세종시장은 세종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진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그들이 원한다면 왜 안 되겠느냐' 하는 여유있는 반응입니다. 황우여 대표는 "정기국회 전에 입당원서를 내면 정리를 하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황우여 대표는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가 한나라당을 이끌 당시 정치권에 황 대표를 영입해온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회창 전 대표와 만나는 사이입니다. 총선 때도 연대 움직임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지역 구도로 치러진 과거 대선에서는 충청도를 잡은 사람이 승자가 됐습니다. 그래서 대선 때마다 충청권이 어디로 가느냐가 정치권에선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박근혜 후보 측은 지난 세종시 수정안 때 세종시 원안을 지켜낸 이후로 박 후보에 대한 충청권의 민심이 매우 우호적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에서 충청도의 선택을 확신할 수 없어 불안감은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두 충청권 인사의 탈당과 새누리당 입당 소식은 대선을 앞둔 충청발 정계 개편이 또 일어나는 것이냐는 예측도 낳고 있습니다.
선진통일당은 이런 움직임과 관련 보도, 그리고 새누리당의 입장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진당은 "남의 당 의원과 단체장을 빼내가는 것이 박근혜식 국민통합 정치냐"며 비판했습니다. "선진당은 박 후보가 여러가지 면에서 중대한 변화를 보인다면 얼마든지 국가 장래를 위해 도와줄 것은 무엇이든 도와줄 수 있음을 천명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고작 그에 대한 답변이 선진당 부수기냐"고 반발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모 일보는 저희 당이 선진통일당으로 개편해 전당대회 치를 때에 단 한 줄의 기사도 내주지 않았고, 그 뒤 국회 개원협상 과정이나 북한 인권법 관계, 태안 유류피해 특위 활동 관계 등 나름대로 공당이 가야 할 많은 여러가지 활동을 해왔음에도, 재창당 이후 3개월이 다 되도록 선진당 기사는 단 한 줄도 내주지 않은 신문이었다, 그런데 오늘 놀랍게도 1면 톱 기사로 곧 선진당이 와해될 것이라는 투의 기사를 실어 주었다, 그저 다뤄줘서 고맙다고 절해야 할지"라고 말했습니다.
모 일보 만이겠습니까, 아마 충청 지역 언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언론 매체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희도 균형 보도에 매우 신경을 쓰는 총선 때 정도는 되야 선진당이 오늘 어디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는 식의 한 문장을 포함시켜 보도를 했습니다. 또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라면 현장에서 라이브 중계도 하고 당일 8시 뉴스에 리포트로 보도하기로 하지만, 선진당의 전당대회는 단신으로 짧게 처리해 왔습니다.
기사의 분량을 정하는 최대 기준은 '시청자의 관심도' 입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에 비해 선진당에 대한 기사가 적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이 대변인의 울분 섞인 논평을 듣자니, 비정한 '쪽수의 힘' 때문에 반짝일 수 있는 소수의 옳은 소리가 묻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