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구릿값이 오르자 옛날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두 배로 팔아온 사람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동전을 녹여 팔아 수억 원대의 이익을 챙겼는데, 정작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정형택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경찰이 경기도 양주의 한 허름한 공장을 덮칩니다.
공장 안쪽에 놓인 전기로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서 10원짜리 동전이 녹고 있습니다.
다른 쪽에는 동전을 녹여 만든 구리 괴가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2006년 이전에 만들어진 10원짜리 동전에는 구리와 아연이 들어가는데 소재가격만 20원이 넘습니다.
[노 모씨/피의자 : 이거를(동전을) 해서 녹여본 건지. (그러니까) 고물값이 더 낫더라 이거지. 거의 두 배 되죠.]
10원짜리 동전 2천 5백 개, 즉 2만 5천 원어치를 녹이면 이렇게 10kg짜리 구리 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구리 괴는 시중에서 두 배가 넘는 5만 8천 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노 모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은행 등을 돌며 구 10원짜리 동전을 집중적으로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동전을 하루에 30만 개씩 녹여 구리 괴로 만들어 고물상 등에 팔아 5억 원 이상의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녹인 10원짜리 주화는 무려 5천만 개, 하지만 이렇게 돈을 녹여도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최학열 경사/서울광진경찰서 지능팀 : 화폐를 훼손해도 처벌할 규정이 없기 때문에 페기물 관리법으로 적용을 해서 처벌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
현재 시중에 풀린 구 10원짜리 주화는 아직도 60억 개, 금액으로 6백억 원어치입니다.
돈을 함부로 훼손하는 것도 문제지만 나라 경제의 근간인 화폐를 훼손해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VJ : 황현우,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