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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금·은·구리 일제히 기록적 상승…'동반 랠리' 배경엔 중국이 있다?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1일)은 금속 가격 이야기네요. 각종 원자재들 그중에서도 금을 포함한 여러 금속류의 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요.

<기자>

일단 금 보시면 지난달에 금값이 좀 주춤하는 듯하다가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어제 국제 시장에서 금 선물은 31.1그램, 온스당 2천440달러를 돌파하면서 장중 역대 최고가를 또다시 썼습니다.

금도 금이지만, 최근에는 원자재 시장의 다른 대표 금속들까지 일제히 기록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먼저 구리 2022년에 급락세를 기록했던 구리는 올해 들어서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더니 특히 지난달 이후로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리 1톤당 1만 달러도 넘어서면서 지난주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에도 급등했습니다.

은값은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 회복기였던 2011년과 2012년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11년 만의 가장 높은 가격까지 와 있습니다.

<앵커>

금 가격이 오르는 배경은 친절한 경제에서도 다뤘었는데 다른 금속까지 이렇게 한꺼번에 오르는 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간략하게 요약해 보자면 미국의 금리가 내려갈 거란 기대 속에서 지금이 세계 경제의 변곡점, 여러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금부터 보면 금은 대체로 세계가 정치경제적으로 어지러울 때, 그리고 달러의 가치가 앞으로 좀 떨어질 것 같을 때 잘 오르는 금속입니다.

미국의 금리가, 즉 달러를 구하려고 할 때 치러야 하는 돈값이 앞으로 좀 내려갈 것 같다.

그렇다면 달러의 가치가 지금보다는 내려갈 거란 얘기가 될 수 있으니 달러를 그냥 들고 있지 말고 방어를 해놓자, 그러면 또 금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우리 시간으로 그제 일요일에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 같은 것까지 금값에 반영된 걸로 풀이됩니다.

이번 사건이 안 그래도 최근에 불확실성이 짙은 중동 지역의 긴장에 또 어떤 영향까지 미치게 될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고요.

이렇게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면 역시 금값이 자극을 받게 됩니다.

<앵커>

구리나 은 가격은 앞으로 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금과는 결이 약간 다릅니다.

구리와 은은 둘 다 크게는 산업생산이 좀 더 활발해질 것 같을 때, 세계의 공장들이 좀 더 빠르게 돌아갈 것 같을 때 값이 오르는 금속들입니다.

일단 코로나 대유행이 지난 이후로도 침체됐던 중국의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게 이 두 금속의 가격이 오르는 큰 요인 중에 하나로 풀이됩니다.

중국의 공장들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세계의 원자재 수요는 증가해 봤자 제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양책을 펴고 있으니 은, 구리, 기름을 많이 갖다 쓰겠구나 이런 계산이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은은 태양광 패널 만드는 데도 쓰이는데요.

최근에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태양광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은값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구리는 그야말로 모든 산업현장에 쓰이죠.

최근에 특히 주목되는 건 AI 인공지능 설비 투자입니다.

AI 학습에 쓰이는 프로세서, 칩, 전선들 모두 구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친환경 에너지 설비든 구리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구리는 아직 땅속에 막대한 양이 묻혀 있기는 하지만 비용이나 환경오염 문제로 캐내는데 제약이 많습니다.

구리만의 문제는 아니긴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주에 보고서를 내고요.

구리나 리튬처럼 앞으로 친환경 발전에 많이 필요한 광물들 2035년까지 구리는 필요한 양의 70%, 리튬은 절반 밖에 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거란 예상까지 겹치니까 사두자는 분위기가 커지는 겁니다.

그럼 금과 은, 구리는 앞으로도 계속 같이 오르게 될까,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좀 더 활발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지금까지의 불확실성에 좀 더 기대고 있는 금값의 상승세보다는 은과 구리가격의 상승세가 더 가파를 거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문제는 이미 은과 구리에 투기 수요가 크게 끼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금보다 그 등락폭이 훨씬 투기 수요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금속들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구리 같은 경우는 파나마 쪽의 물류가 편치 않은 부분들이 있고요. 볼티모어 교량 사고로 인해 미국 내 물류 차질도 좀 빚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투기적 거래를 보면 아주 급증하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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