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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음주운전 정황 속속 나오는데…'이창명 사건' 되풀이?

김호중 음주운전 정황 속속 나오는데…'이창명 사건' 되풀이?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사고 17시간 뒤에야 이뤄진 탓에 혐의 입증을 위한 결정적 증거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 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경찰은 지난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김 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습니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씨가 사고 이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나와 음주 측정을 받았고, 사고 전에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매니저에게 직접 요청한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의 사고 이전 행적과 관련해 유흥주점을 찾기에 앞서 음식점에서 식사한 것으로도 전해졌는데, 이 자리에서 일행은 주류를 곁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김 씨가 일행과 함께 술을 마셨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김 씨의 음주운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혐의 입증의 증거가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통상 음주 후 8시간에서 12시간이 지나면 날숨을 통한 음주 측정으로는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도 활용되지만 역추산할 최초 농도 수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행적을 감춘 운전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알코올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대사체를 모발과 소변에서 검출해 분석하는 방법 역시 음주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방송인 이창명

이 때문에 방송인 이창명 씨(55)의 교통사고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씨는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당시 입건 기준)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김호중 씨는 어제(1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투어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에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음주운전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김 씨가 기소될 경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사고 전후의 각종 정황이 판결에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뺑소니와 매니저의 허위 자백, 운전자 바꿔치기, 블랙박스 제거, 17시간 뒤에야 이뤄진 김 씨의 경찰 출석 등 사고 대응 과정의 은폐 시도가 경찰 수사로 확인된다면 김 씨에게 여러 혐의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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