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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안 돼요, 제발"…40대 붙잡고 끝까지 구한 여고생

"아저씨 안 돼요, 제발"…40대 붙잡고 끝까지 구한 여고생
▲ 자살기도자 구조한 김은우(18) 양

"아저씨 안 돼요. 저랑 얘기 좀 해요 제발 제발."

지난 12일 오후 8시 53분쯤 경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접수됐습니다.

신고자는 포항중앙여자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은우(18) 양이었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김 양이 형산강 연일대교에서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던 40대 남성 A 씨를 발견하고는 긴급히 신고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신고 전화 직후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분입니다.

김 양은 난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몸을 형산강을 향해 숙이고 있던 A 씨의 두 다리를 부여잡았습니다.

아직 A 씨 다리는 난간 사이에 걸쳐진 상태였습니다.

A 씨 다리를 부둥켜안고 김 양은 112상황실에 "경찰이죠. 형산강 다리에서 누가 뛰어내리려고 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김 양이 A 씨를 설득하며 자신과 "이야기 좀 하자"며 간절히 "제발. 제발"을 외치는 소리가 112상황실 수화기 너머로 전파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김 양은 경찰이 출동해 A 씨를 다리 난간에서 끌어내릴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A 씨는 우울증 등의 사유가 아닌 일시적인 개인사 때문에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진정되자 그를 가족에게 인계했습니다.

경북경찰청은 자살기도자를 구조한 김 양에게 소중한 생명을 구조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김 양은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아저씨를 붙잡고 있었다"라며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고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마음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경북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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