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 씨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최초의 사람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고 저우 씨를 찾아가 인터넷 스타로 만든 건 지역의 한 언론사였습니다. 지역의 명물을 소개하는 나름 이름있는 매체였죠. 역시 SNS를 통해 저우 씨의 신상과 전화번호를 알게 된 매체 대표는 저우 씨를 찾아갔습니다. 실제 만나본 저우 씨는 사진보다 더 말랐던 모양입니다. 매체 대표는 저우 씨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발을 시켰고, 옷도 사 입히며, 마윈과 더 닮도록 포장을 했습니다. 표정까지 마윈처럼 짓게 해서 다시 찍은 저우 씨의 사진을 게시해 '산골마을에 마윈이 나타났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지역 운전학원에서 저우 씨에게 쌀과 기름, 위로금까지 보냈습니다. 운전학원 사장은 저우 씨에게 일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출근하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한 달에 1천800위안(30만 원)에 숙식 제공. 이만하면 저우 씨에겐 꽤 만족스러운 조건이었죠. 여기서 그친 게 아닙니다. 의류회사에서 연락을 해와 패션쇼를 하고 광고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뿐인가요? 지역 연예 기획사에선 마윈 연기를 하며 쇼를 해보자고 했고, 결혼정보 회사도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런 업체들은 저우 씨에게 행사 한 건당 몇백 위안씩을 주겠다고 제안해왔습니다. 한 달에 1천 위안 벌기도 버거웠던 저우 씨에겐 말 그대로 돈벼락 수준이었습니다.
저우 씨의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의 사업이 잘되길 바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장삿속이었습니다. 닮은 꼴 얼굴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끌어가기는 불가능했던 겁니다. 그들은 저우 씨에게 마윈과 닮은꼴 얼굴을 넘어 마윈과 똑같은 표정, 몸짓 심지어 연설까지 기대했던 겁니다. 그걸 저우 씨가 감당하긴 어려웠습니다. 저우 씨가 나름의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었지만, 낮은 학력과 내성적인 성격,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하는 천성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불같이 타올랐던 저우 씨에 대한 관심은 한순간에 얼음처럼 식어 버렸습니다. 가치를 잃은 상품에 대한 냉정한 시장의 평가는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저우 씨 스스로도 "차라리 잘됐다"고 상황이 이렇게 변한 걸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곡괭이가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말하며 지난 2년간의 뜻밖의 외유에서 경험한 씁쓸한 세상 인심을 곱씹고 있습니다. 저우 씨의 짧지만 굵은 인생 역정을 접한 많은 사람들도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엔 "필요할 때는 간도 쓸개도 빼주지만, 필요 없으면 그냥 버리는 게 중국 사회"라며 사회 현실을 꼬집는 사람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