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30일)부터 이어지는 열흘이 누군가에게는 황금연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숨 연휴'일 수도 있습니다.
고시준비에 취업 걱정 또 아르바이트로 열흘을 숨 가쁘게 보내야 하는, 이 연휴가 남의 이야기인 청년들을 안상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 강의실입니다. 열흘 동안의 긴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강의실엔 수강생들로 가득합니다.
이 학원에서는 연휴 동안 특강 수업이 열리는데 수업당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박성완/공무원 시험 준비생 : 추석 끝나고 그다음 주에 바로 선발인원이 나오고 원서접수를 하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고시 준비에 한창인 이들에게 사상 최장 연휴는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안수정/공무원 시험 준비생 : 한 번 (고향에) 갔다 오면 마음이 안 잡힐 것 같아서 차라리 계속 여기 노량진에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카페 점원인 25살 이재희 씨는 교대 근무자가 없어 열흘 내내 일을 해야 합니다.
[이재희/서울 강서구 : 저희는 가게가 연중무휴여서 연휴 때에도 문을 열기 위해 나와야 해요…일 할 사람이 없으니까 명절에는.]
남들이 쉬는 틈을 활용해 생활비를 벌려는 젊은이도 있습니다.
카드결제 단말기 대리점 직원 25살 양재형 씨는 일부러 연휴를 반납하고 근무를 자청했습니다.
[양재형/서울 강서구 : 독립하려고 하는데, 보증금도 있고 매달 나가는 월세도 있으니까. 제가 여윳돈으로 얼마 정도 모아놓고 독립을 해야 부모님께 손을 안 뻗치고… .]
긴 연휴는 남의 이야기로 돌리고 청년들은 학원이나 일터에서 훨씬 더 긴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