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억만장자의 서재는 어떤 모습일까요? 뉴욕에선 전설적인 부호, JP모건이 만든 개인용 도서관이 문화박물관으로 탈바꿈해서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박진호 특파원이 가 봤습니다.
<기자>
맨해튼의 중심인 35번가.
화려한 성화가 새겨진 둥근 천장의 대리석 홀을 지나면 개인 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3층으로 된 화려한 서고는 100년 이상된 고서들로 가득합니다.
이 서재의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바로 19세기 말 미국 금융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거부 JP 모건입니다.
돈과 탐욕의 화신으로 비난받기도 했지만, 역사적 기록물과 예술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했습니다.
무려 198년 전 악성 베토벤이 연필로 직접 쓴 피아노 소타나 악보,
[제니퍼/큐레이터 : 마구 갈겨써서 퍼즐 푸는 것 같지만 실제 음악으로 연주해보면 알 수 있죠.]
미국 내 단 4권이 있다는 구텐베르크 성경 인쇄본, 세계적인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친구에게 쓴 편지도 눈에 띕니다.
1907년 미국 대공황 당시에는 유력자들의 긴급회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힘있는 경영자들을 모두 이곳에 소집해서 협력을 추구했죠. 모건은 회의 중 탈진해서 곯아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상속자인 아들이 사회환원을 결정하면서 이제는 문화 박물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역사적인 가치도 가치지만 미국 산업화시대 거부들의 숨겨진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명소로 뉴요커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도원, 영상편집 : 이재성)